Hit the road under the Tuscan Sun!
토스카니의 태양아래 우리의 첫 도보여행이 시작되었다.
피렌체에서 지역열차로 50분가량 떠러진 체르탈도(Certaldo)에서 산 지미냐노(San Giminano)까지, 오늘의 목표는 총 약 7km의 도보길을 가는 것이다.
시작은 즐겁게! :) 사진도 찍고, 누가 그랬던가. 여행 초기에 최고로 사진을 많이 찍고 시간이 갈 수록 사진의 장수가 급격히 줄어든 다는 것을.
이렇게 걷고 또 걸었다. 오르막길도 많이 나타났다. 토스카나의 시골로 접어드는 것이다.
포도밭과 사이프러스 나무들로 펼쳐지는 토스카나의 풍경들. 때때로 한국의 시골 풍경처럼 아늑함과 정겨함을 담지만 또한 동시에 사이프러스 나무들은 '여기 토스카나요' 하는 것처럼 토스카나의 이국적인 모습을 그려주었다.
덥지만, 팔이 탈가봐 잠바를 계속 입고 갔다. 더워, 힘들어, 다리 아파..
저기, 산 지미냐노의 성이 보인다! 드디어 조금만 더 가면 도착할 수 있는 것이다! 마치 옛날 중세시대 때 나그네가 머무를 수 있는 성을 발견했을 때 이런 기분이 들지 않았을까 생각했다. 사실 체르탈도에서 출발해서 길을 많이 헤맸다. 인적이 드문 시골길을 걸으면서 목적지가 보이지 않는 상태에서 우리가 제대로 가고 있는 것이 맞을까 수없이도 커지는 불확실성 속에서 발걸음을 재촉하던 터였다. 목적지가 눈 앞에 보인다는 것만으로도 엄청난 안도감을 주었다.
도착, 산 지미냐노(San Giminano).
사람들은 우리에게 왜 굳이 걸어서 그 길을 가느냐고 많이들 물었다. 산 지미냐노 게스트 하우스 아저씨도 가장 처음 'Why? Mamma-mia!' 라며 황당해 하셨다. 우리의 첫 맘마미아 순간이었다. 사실 걸어가는 길 내내 때때로 나타나는 자동차들은 그 길을 걸어가는 것을 무색하게 할 정도로 빠른 속도로, 흙먼지를 일으키며 지나갔다. 배낭 짊어매고 저벅저벅 걸어가는 우리를 신기하다는 듯이 쳐다보는 운전자들도 많았다. 왜 걷냐면, 걷는 것이 좋아서 걸어가는 것이 아니겠는가. :) 걸으면서 여행을 하면 많이 보고, 또한 많은 생각을 하게 된다. 무엇보다도 걸으면서 여행을 하면 나의 몸이 이 곳을 기억할 것만 같아서 기분이 좋다. 걸어가면서 길을 물으며 만나는 동네 주민들, 사람들도 그렇게 반가울 수가 없다. 그리고 또 언제 이렇게 무모하게 걸으면서 여행할 수 있겠는가! 건강한 다리로, 건강한 몸으로 이렇게 걸으며 바람과 흙과 풍경을 누리고 새길 수 있다는 것만으로 감사하고 즐겁다. 힘들때 산들바람에 쉬면서 쨈하나 안 발라도 고소한 식빵을 먹을 수 있는 것도 감사하고 즐겁다.
이렇게 걸으면서 느꼈던 것 중 하나는, 결국 나의 몸은 내가 지켜야 하는 최후의 보루라는 것이다. 나에게 차도 없고, 그 어떠한 것이 없어도 몸만 성하다면, 건강하다면 그 어떠한 곳을 못 가겠는가. 나에게 이렇게 씩씩하게 걸어갈 수 있는 두 다리와 몸이 있다는 것이 감사하다. 그래서 몸이 건강한 이상, 두 다리 이렇게 건강한 이상 앞으로도 열심히, 씩씩하게 걸어갈 것이다. 목적지를 향해서!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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